홀수년도 출생자 건강검진 + 라탄 바구니 구급약 상자 .

작년에 온갖 건강검진을 세세하게 받았다.

올­해는 홀수년도 출생자 건강검진 대상자여서 공단에서 지원하는 범위 내에서만 9월에 간략하게 건강검진을 받기로했다.

기본 검사만(위내시경이나 그런 추가 검진 있으면 제외) 받을 때는 전날 9시부터 금식하고, 예약할 필요 없이 신분증만 들고 내원하면 됨. ​(아직 건강검진 받지 않으신 홀수년 출생자 분들은 연말로 갈수록 붐빈다고 하니 빨리 받아보세요~)​피 뽑은 팔뚝에 멍이 가실 때 즈음 도착한 검진 결과(10일에서 2주 걸린다고 하였음). 체혈도 장인이 있는 게 분명한데 이제껏 피 뽑을 때 유일하게 아무 느낌도 안 났던 곳은 세브란스. 뽑을 때 찔렀나 싶을 정도였고 멍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동네 병원은 아픔과 멍을 남겼… ​하지만 이런 건 크게 중요치 않고, 원했던 결과가 나와서 기쁨에 덩실덩실 춤추고 있다.

​작년에 가장 큰 우려는 혈당이었다.

공복 혈당은 70~99 mg/dl이 정상 범위라는데 나는 작년에 105로 정상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였고(혈당이 100 mg/dl를 넘으면 이미 비정상이라고 함 – 지식백과 검색) 당뇨병 진단 기준(126mg/dL 이상)에는 낮아 공복 시 혈당장애라고. 공복혈당장애는 관리하지 않으면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정상체중 유지 및 지속적인 운동 후 3개월 뒤 다시 체크 받으라 하였지만 3개월 만에 식습관 고치기가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1년 넘게 당을 의도적으로 관리했고, 이번 결과표는 매우 긍정적. 수치는 89로 정상 범위. 당을 관리해서 얻은 건 체중 감소와 복부둘레 감소 등 온갖 좋은 숫자였고, 성취의 기쁨을 10점 만점으로 계산한다면 9.5에 해당하는 강도의 기쁨을 내게 안긴다(좋아서 마음속으로 만세 세 번 부름).​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나의 과거 건강검진 결과 기록표를 추적해 볼 수 있었는데 오히려 지금 보다 어렸을 때 엉망이었던 지표들.모두 비만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경고였는데, 2013년에는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그전에는 대사증후군에 대한 것도 있었다.

걸렸다기보다 조심하라는 수준이었는데, 이상지질혈증이란 키워드가 등장한 시기에는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였으나 6년 뒤에 나는 HDL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그 질병의 잠재적 위험군에서 벗어났다.

대사증후군 역시 체중은 정상이었으나 체지방이 비교적 높아서 그랬던 듯하고. 그런데 이제 지방도 많이 줄었기에 그런 언급은 몇 년 사이 어떤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보면 당뇨,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모두 식습관의 문제. 그래도 여전히 정상 B를 벗어날 수 없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근력운동을 하라는 소견이 있으니 그 때문인 듯도 하고 -.- 식습관은 이제 이대로 유지하고, 일상에 근력 운동을 더하면 될 거 같다.

요가도 코어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 다리와 팔을 들고 복부 힘만으로 버티는 자세를 못하지 않은가. 나의 다음 과제는 근력 운동. ​내가 아팠던 게 2015년.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지만 건강 상태는 엉망이었던 2013년. 2019년에는 혈당장애를 개선했고, 앞으로 검진 결과의 조언에 맞춰 조금씩 생활을 바꿔나가면 병으로 고생하지 않는 노후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나이야 자연스럽게 먹는 거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생활은 바꿀 수 있다.

다른 건 뜻대로 안될 때가 많지만, 적어도 몸은 한 만큼 돌려준다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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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골, 라탄, 케탁…바구니를 무척 좋아한다.

통풍이 잘 되고, 자연 소재라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미감의 자연 살림. 뚜껑이 달린 케탁(인도네시아산 소재)은 원래 피크닉 바구니인데 피크닉을 항상 다니는 게 아니라서 평소에는 구급약 상자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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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최근에 약을 먹을 일이 없었다.

오래된 약을 먹으면 위험하니 정기적으로 체크해 버려야 한다(약을 보관할 때는 반드시 패키지째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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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 확인 및 복용 시 주의사항 때문). 버리고 필요한 건 다시 사고. 나는 보통 가을에 점검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구충제 먹는 시기라서 오랜만에 약을 사니 그런 듯하다.

​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정도가 상비약. 상처 부위를 치료할 때 쓰는 식염수, 거즈, 습윤밴드(사진에 나와 있는 저 브랜드 제품은 앞으로 다시는 안 살 생각. 너무 두꺼워서 불편하고 효과적인지도 잘 모르겠음).기타 온도계, 의료용 가위나 테이프 정도로 구성은 단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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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위장약에 발암물질이 나와서 난리가 났는데, 집에 있는 건 예전에 사둔 카베진. 카베진에는 라니티딘이 없다고 한다.

다만 일본약임.. 카베진은 소화 안 될 때 소화제 대용으로 2알씩 먹긴 했지만, 소화가 안 된 날이 없어서 먹어본 지 오래되었고 결국 내년 2월이면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용감하게 이제 소화제는 사두지 않을 생각. ​진통제는 내 경우 나프록센 성분이 잘 듣긴 한데, 지난해였던가 강력한 치통 때문에 나프록센도 소용 없었던가? 의사가 타이레놀 먹어보라고 해서 상비약으로 사두었으나 치료가 잘 되어서인지 타이레놀은 한 번도 뜯지 않게 됨. 정말 새 약 그대로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두통 또한 없었다는 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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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는 앞으로도 계속 사둘 거고. ​약은 먹지 않고 새것 상태로 유효기간 지나 폐기할 때가 가장 기쁘다.

소화기와 비슷한 경우랄까. 불이 안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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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기 안 쓰고 유효기간 지나 교체하면 좋은 일. 약 역시 먹지 않았지만 돈이 아깝지 않고(어디까지나 비상 대책이었으니까), 무사히 몇 해 건강하게 보냈구나 싶어진다.

​그나저나 구충제. 아직도 구충제를 먹어야 하나 싶지만, 내가 유기농 채소를 즐겨 먹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가을에 구충제를 복용하고 있다.

일주일 사이로 두고 두 번이나 먹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통 포인트이긴 한데. 너무 먹기 싫지만 ㅠ 명확하게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 기사를 찾지 못하였고 약국에서도 유기농 채소를 생으로 잘 먹는 편이라면 먹으라고 하니 아직도 정례 복용 중. 안 먹어도 되면 참 좋겠네. ​이제 남은 건강 관리 스케줄은 치과 체크업(스케일링 받고). ​병원 다니는 건 꽤 귀찮은 일이지만, 나는 과거 큰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깨달았다.

귀차니즘은 결국 대가를 치른다는걸.걸리고 나서 치료는 늦고, 예방이 무척 중요하다는걸.그래서 이 정도 관리는 애교다.

덧붙여 유효기간 지난 약 폐기법 약은 쓰레기통에 버리면 안되고, 약국이나 보건소에 가져다 주어야 하는데 일단 폐기할 약 상자나 포장지를 모두 벗겨서 비닐 하나에 담는다.

내 경우 보건소, 약국 모두 흔쾌히 받아주었는데 약국이 더 가까워서 동네 약국으로 가져감. 약국에 가서 약 폐기하려고 한다고 말하고 건네주면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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