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쿠팡 적자 축소가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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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래에 대해서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편이다.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수조 원의 투자를 받고도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해 시한 폭탄이라는 이야기도 돌지만.. 쿠팡 사용자와 IT 계열에 있는 사람은 (특히) 쿠팡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와 관련해서는… 물류 부문의 인프라 투자가 전국적으로 완성 단계에 이르고,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곧 흑자를 볼 수 있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7,488억 원 적자가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웬만한 기업은 이미 휘청거리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규모이니.그런데 쿠팡의 미래는 가늠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스타트업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어서.. 각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도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가 카카오 이름 따온 카카오스탁(현 증권플러스 for kakao)으로 존재감 없이 있다가 업비트(쉽게 설명하면 비트코인 사고 파는 곳)로 초대박을 냈던 것처럼.. 쿠팡도 뜻밖의 정답지를 찾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로켓 배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김범석 대표가 직접 쿠팡맨에게 전화해서 왜 늦었는지 (차가 막혔다, 신호가 바뀌는데 오래 걸렸다 등) 하나하나 체크해가면서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건 ‘ㅏ’ 다르고 ‘ㅓ’ 다른 이야기인데..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면..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고 한다.
- 이재용 회계사님의 페이스북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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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출액 7.1조, 영업손실 7,488억 원으로 전기대비 매출액은 64%, 증가, 영업손실은 36% 감소하였습니다.
영업손실을 전기대비 줄여, 온 국민이 마음을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로켓 배송 안 망하겠다!
.2. 매출 대비 매출원가율이 95.3%에서 83.6% 낮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갑자기 상품의 판매가를 높여 마진폭을 늘렸다기보다는, 입점업체 판매량이 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참고로 쿠팡의 매출은 ①직매입 판매(로켓 배송)와 ②입점업체 판매(주로 업체 배송)가 있는데요,회계 특성상 ①직매입은 결제금액 전체가 매출액으로 잡히고 관련 매출원가도 잡히는데, ② 입점업체 결제액은 매출원가 없이 판매수수료 만큼만 매출이 잡힙니다.
.만일 판매수수료율이 10%일 경우, 직매입 결제금액이 6조, 입점업체 결제금액이 11조라고 가정하면, 쿠팡의 매출액은 7.1조 원이 됩니다.
(직매입 6조 + 입점업체 1.1조) 저는 대략 이 정도 비중으로 판매가 되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장에서 쿠팡의 총 결제금액을 2018년 11조, 2019년 17조 원을 추정하고 있는데요, 위처럼 판매수수료율 10%를 가정하면 입점업체의 결제액은 2018년 7.5조, 2019년 11조 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입점업체 결제금액이 늘어날수록 쿠팡의 매출원가율은 낮아집니다.
.3. 쿠팡의 인건비는 사실상 운송비 성격이기 때문에, 매출과 함께 증가하는데요. 주석 21을 보시면, 인건비가 1.45조로 전기대비 40% 증가합니다.
이는 매출액 증가폭(64%) 보다 적게 증가한 것으로, 이것으로 보아 쿠팡만을 대거 고용하고 자체 물류센터를 갖춘 물류효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4. 결국 쿠팡은 매출원가와 인건비가 핵심입니다.
그 합계가 2018년엔 4.7조 원으로 매출액의 108%였지만, 2019년에는 6.6조 원으로 92%로 낮추는데 성공합니다.
.5. 세 번째로 중요한 비용이 주석 21의 서비스 이용 수수료 3,930억 원입니다.
저는 카드 결제수수료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쿠팡 페이가 활성화될수록 그 금액도 점점 세이브 될 것 같습니다.
.6. 요약하면 첫째 오픈마켓(입점업체) 결제금액 증가, 둘째 물류효율성 증가가 수익성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향후 로켓 와우 회원 매출 증가, 쿠팡 페이 결제금액 증가, 풀필먼트서비스(일종의 배송대행)의 증가 등 수익성이 좋아질 요소들은 몇 가지 더 있을 것 같습니다.